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정부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으로 찾아보기 어렵지만
"피골(皮骨)이 상접(相接)된 거지들이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
"밥 한술 얻어먹기 위하여 신명나게 불렀던 ‘각설이 타령’을 아시나요?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절씨구 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일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 (이하생략)
원래 ‘각설이’의 본 뜻은 깨달을 각(覺) 말씀 설(說) 이치 리(理)
즉, 각설이(覺設理)로써 말 그대로 깨달음의 이치를 알려 준다는 이른바
의사(opinion)를 소통하고 정보(information)를 교환하며 감정(sentiment)을
이입시키는의사전달 즉,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이지요.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니는 거지들이야말로
보부상. 방물장수. 소금장수 등과 함께
가장 효과적으로 메시지(message)를 전달하는 송신자(sender)였으며
민중문화를흥겹고 재미있게이끌어 온선각자들이었고.
각설이 타령을 듣고 고개를 끄덕끄덕
공감했던 사람들이 격려차원에서 주었던
공양(供養)성격의 급부(給付)였기에 단순한 구걸행위만은 아니었답니다.
보세요!
‘얼씨구 절씨구 들어간다’는 ‘얼의 씨(종년의 씨)’가 들어간다는 말로
‘절씨구 씨구 들어간다’는 ‘절의 씨(스님의 씨)’가 들어간다는 것이지요.
임진왜란 등 수많은 외침에 의해 얼마나 많은 남자의 씨가 말라 오죽했으면.....
당시, 조선왕조의 건국이념의 하나인 ‘숭유배불주의(崇儒排佛主義)’는
불교를 배척, 정치문화 등 모든 근본을 유교적 체제로 바꿔놨으니
심산유곡 절간 스님들의 사회적 신분은 천민계급에 다름없었을 터이니
그 엄숙한 양반들에게 ‘얼씨구 절씨구 좋다!’라는 누가 감히 할 수 있겠는가?
‘얼씨도 좋다!’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절씨도 좋다!’ “절씨구 씨구 들어간다”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바로, 거지들이 구구절절 철학적이고 해학적 노랫말로
정곡을 찌르는 선각자적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결국, 인생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일뿐인 빈털터리 거지!
따라서 그 어떤 서러움마저 한 바탕 웃음으로 삭혀버리는 품바.
동삼 먹고 배운 공부 기운차게도 잘한다.
초당 짓고 배운 공부 실수 없이 잘한다.
논어맹자 읽었는지 잘~ 잘~ 잘한다.
목구멍에 불을 켰나 훤하게도 잘한다.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하하하!
주) 적자(嫡子) : 본처(本妻)의 자식
서자(庶子) : 양인(良人) 첩의 자식
얼자(孼子) : 천인(賤人) 첩의 자식
서얼(庶孼) : 서자와 얼자를 합쳐서 부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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